27. 생후 67~69개월 손기술 발달 (손을 통한 학습 태도 형성과 집중력 확장)
1. 손의 사용이 학습 준비 능력과 직결되는 시기
생후 67~69개월, 즉 만 5세 후반의 아이는 손을 단순한 놀이 도구로 넘어서, 학습을 위한 실질적 준비 도구로 사용하기 시작한다. 이 시기의 아이들은 연필을 제대로 쥐고 선을 따라 쓰는 능력이 향상되며, 오랜 시간 책상 앞에 앉아 손을 움직이는 활동을 할 수 있는 학습 집중력의 바탕이 마련된다. 예를 들어, 글자 쓰기 연습이나 간단한 숫자 쓰기, 선 긋기, 도형 그리기 등을 정확히 따라 하며 손의 미세 조절 능력과 시각-운동 협응력이 정교해진다. 이러한 손기술의 성숙은 단지 글씨를 잘 쓰는 데 그치지 않고, 학습 과제에 오랜 시간 몰입하는 능력, 즉 ‘앉아 있기’, ‘끝까지 하기’, ‘순서 지키기’ 같은 학교 생활 적응의 핵심 능력으로 이어진다.
2. 손을 통해 과제의 구성, 수행, 정리까지 이어가는 사고력
이제 아이는 한 과제를 손으로 수행하면서 처음 → 중간 → 끝의 과정을 사고로 설계하고 실천하는 능력을 키운다. 예를 들어, 만들기 과제에서 “먼저 자르고, 그다음 붙이고, 마지막에 꾸미기”라는 순서를 스스로 떠올리고 실천하는 것이다. 손은 이 모든 계획을 실행에 옮기는 핵심 수단으로 작용하며, 활동을 완료한 후 스스로 정리하고 점검하는 학습적 자기관리 능력도 함께 자란다. 또한, 활동 중 실수가 생겨도 흐름을 잃지 않고 “지금 여기만 다시 하면 돼”라며 과제를 재구성하고 이어가는 능력도 발달한다. 손을 사용한 활동이 단순 오락을 넘어 구조화된 학습 과제 수행 능력으로 바뀌는 결정적 시기다.
3. 연필 잡기, 필기, 도표 그리기 등의 실제 학습 기술 연습
이 시기의 아이는 본격적으로 연필 잡기 자세, 자 쓰기, 작은 칸에 맞춰 글자나 숫자를 쓰는 등의 정밀 손기술을 익힌다. 또한 도표를 따라 그리거나, 간단한 표를 만들어 보기도 하며 공간지각력, 시각 정보 처리력, 패턴 인식력이 손의 움직임과 함께 훈련된다. 이러한 손의 기술은 초등학교 입학 후 필요한 학습 태도의 핵심 기반이 되며, 특히 글쓰기, 수학, 과학 탐구 활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또, 이 시기의 아이는 글씨를 쓰며 문장을 구성하거나, 그림일기를 작성하면서 손을 통해 사고와 언어를 연결하는 표현력도 키워간다.
부모는 이 시기 아이가 학습에 자연스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손을 사용하는 활동으로 학습 태도를 미리 익히게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단순한 줄긋기·점잇기부터 시작해, 글자 따라 쓰기, 가계부 놀이, 하루 일정표 만들기 등 일상에서 재미있게 적용할 수 있는 학습형 손활동을 시도해보자. 또한, 아이가 집중해서 과제를 완성했을 때 “처음부터 끝까지 해낸 걸 보니 정말 준비가 잘 되어 있구나”와 같은 과정 중심의 칭찬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이 시기의 손기술 발달은 곧 학교생활 적응력, 집중력, 과제수행력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부모의 세심한 관심과 지지가 매우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