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생후 7~8개월 손기술 발달(물건 옮기기와 손기술 성장)
1. 손의 기능을 이해하기 시작하는 시기
생후 7~8개월은 아기의 손기술 발달에서 의미 있는 진보가 일어나는 시기다. 이 시기의 아기들은 단순히 물체를 쥐는 데 그치지 않고, 목적을 가지고 손을 사용하기 시작한다. 가장 대표적인 행동이 바로 물체를 한 손에서 다른 손으로 옮기는 것이다. 이전까지는 물체를 쥐고 있는 손이 다른 역할을 하기 어려웠지만, 이제는 한 손으로 물건을 들고 다른 손으로 탐색하거나, 물건을 주고받는 복합 동작이 가능해진다. 이처럼 양손의 역할이 분리되면서 협력하는 기능이 발달하고, 이는 이후 글쓰기, 그림 그리기, 도구 사용 등 보다 정교한 손기술의 기반이 된다. 아기는 이제 손을 ‘자신이 원하는 대로 움직일 수 있는 도구’로 인식하며, 세상을 더욱 적극적으로 탐색하려 한다.
2. 물건을 떨어뜨리고, 옮기고, 던지는 행동의 의미
부모들이 이 시기에 자주 마주치는 장면 중 하나가, 아기가 물건을 반복해서 떨어뜨리거나 바닥에 던지는 행동이다. 처음엔 장난처럼 보일 수 있지만, 사실 이 행동은 손기술 발달뿐만 아니라 인지 능력과 인과관계 이해의 발달과도 관련이 있다. 아기는 물체를 손에서 놓는 순간 어떤 결과가 발생하는지를 관찰하며, “내가 행동을 하면 세상에 변화가 일어난다”는 것을 학습한다. 특히 이 과정에서 힘 조절, 손가락 조절, 거리 인식, 방향 인식 같은 복합적 손기술이 훈련된다. 또한 물체를 한 손에서 다른 손으로 옮기는 행위는 양손 협응은 물론, **작업 기억력(working memory)**과 주의 집중력을 함께 자극하게 된다. 따라서 이런 행동을 지나치게 제지하기보다는, 아이가 안전한 범위에서 자유롭게 실험하고 배울 수 있도록 격려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3. 다양한 물체를 다루며 생기는 촉각-운동 자극
이 시기의 아이는 손의 움직임이 보다 정밀해지고, 물체를 조작하는 능력도 다양해진다. 예를 들어, 손가락으로 장난감을 두드리거나, 잡은 물체를 쿡쿡 찔러보거나, 손바닥으로 문지르거나 흔드는 행동이 더욱 활발해진다. 이 모든 행동은 촉각 감각과 운동 능력의 통합을 이루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한 입에 가져가던 행동은 조금씩 줄어들고, 손으로 더 오랜 시간 물체를 조작하며 세밀하게 관찰하려는 경향이 강해진다. 이 시기에는 특히 다양한 크기, 질감, 무게, 소리의 물체를 제공하면 자극 효과가 크다. 손으로 눌렀을 때 소리가 나는 장난감, 천 소재의 다양한 감촉, 손에 잘 맞는 작은 블록 등은 아기에게 손의 섬세한 감각 사용을 자극한다. 특히 손가락의 독립적 움직임이 서서히 시작되므로, 일부 손가락을 더 많이 움직이도록 유도하는 활동도 효과적이다.
4. 부모가 해줄 수 있는 발달 지원 방법
이 시기의 부모는 아이가 손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자극적이고 안전한 환경을 제공해 주어야 한다. 예를 들어, 아이 앞에 다양한 물체를 늘어놓고, 아기가 스스로 선택해서 잡아보게 하거나, 부모가 한 손에 들고 있는 물건을 아기가 받아보도록 유도하는 놀이가 도움이 된다. 아이가 물체를 떨어뜨렸을 때는 “떨어졌네! 쿵!” 하고 감탄을 함께 해주면, 아이는 손을 움직인 결과에 더욱 흥미를 느끼게 된다. 또 한 가지 중요한 점은, 양손을 사용하는 기회를 균형 있게 제공하는 것이다. 어떤 아이들은 특정 손만 주로 사용하는 경향을 보일 수 있는데, 이 시기에는 아직 편측성이 굳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좌우를 골고루 자극해주는 게 좋다. 아울러 조작 후 입에 넣는 행동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으므로, 위생과 안전에 신경 쓰되 과도한 제지는 피해야 한다. 부모가 아이의 행동을 존중하면서도 흥미롭게 반응해 주면, 아이는 자신감 있게 손을 사용하고 새로운 기술을 익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