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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생후 9~10개월 손기술 발달(손가락을 쓰는 섬세한 움직임)

shalom-news 2025. 7. 7. 17:10

 

생후 9-10개월 아동의 손기술 발달은 손가락을 쓰는 섬세한 움직임으로 이뤄진다

1. 손기술의 질적 변화: 손에서 손가락으로

생후 9~10개월에 접어들면 아이의 손기술은 ‘쥐는 것’에서 ‘조작하는 것’으로 한 단계 진화한다. 특히 이전까지는 손바닥과 네 손가락을 활용한 **전체손바닥 쥐기(palmar grasp)**가 주를 이루었다면, 이제는 엄지와 검지를 사용한 **집게잡기(pincer grasp)**가 점차 발달한다. 이는 작은 물건이나 얇은 물체를 집을 수 있는 능력으로, 손기술 발달의 핵심 전환점이라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아이는 작은 과자 조각, 단추, 종이 조각 등 미세한 대상에도 관심을 보이고, 조심스럽게 손가락 끝으로 잡으려는 시도를 한다. 이러한 움직임은 단순한 손놀림이 아니라 두뇌의 전두엽, 운동 피질, 감각 피질, 시각 피질이 복합적으로 작동하는 고급 기능이다. 이 시기의 아기들은 마치 실험하듯 계속해서 손가락을 조작하며 새로운 움직임을 연습하게 되고, 이는 이후 연필 잡기나 퍼즐 끼우기 같은 고난도 소근육 활동의 초석이 된다.

2. 손가락의 독립 움직임이 주는 놀라운 변화

이 시기의 가장 큰 특징은 손가락 각각의 움직임이 분리되어 조절되기 시작한다는 점이다. 아기는 더 이상 손을 통째로 움직이지 않고, 엄지와 검지, 중지를 따로따로 쓰기 시작한다. 예를 들어 바닥에 떨어진 작은 부스러기를 집으려 시도하거나, 단추 크기의 작은 장난감을 만지작거리는 행동은 모두 손가락 독립 조절의 시작이다. 이 과정은 소근육의 정교함을 길러줄 뿐 아니라, 아이의 시선 조절, 집중력, 인지 기능과도 직결된다. 아이는 눈으로 작은 물체를 확인한 후 손가락을 조심스럽게 움직이며 그것을 조작하는데, 이때 뇌는 시각과 운동 신경을 연결해 손기술을 정밀하게 조절한다. 이런 발달은 자연스럽게 ‘놀이’ 속에서 이루어지며, 부모가 억지로 훈련시킬 필요는 없다. 다만 아이가 작은 물체를 탐색할 기회를 충분히 가질 수 있도록, 적절한 환경과 안전한 자극을 제공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3. 자발적 탐색과 손기술-인지력의 연결

이 시기의 아이들은 손을 단순히 ‘움직이는 도구’가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는 수단으로 활용하기 시작한다. 예를 들어 투명한 상자 안에 들어 있는 장난감을 꺼내기 위해 손을 넣고 방향을 조절하거나, 바닥에 흩어진 작은 블록을 모아 쌓아보려는 시도 등은 모두 복합적인 인지 작용과 손기술이 함께 작동하는 결과다. 아이는 물건을 잡고 놓고, 던지고 옮기며 그 결과를 관찰하고, 반복하며 스스로 학습한다. 특히 물체의 크기, 모양, 질감에 따라 어떤 손가락을 쓸지 선택하게 되며, 이 과정은 시공간 지각, 손-눈 협응, 두뇌 집중력 강화로 이어진다. 아이가 집중해서 손가락을 움직이는 모습은 어른의 '집중해서 글씨 쓰는 모습'과 다를 바 없다. 이처럼 손기술은 인지 능력, 문제 해결 능력, 기억력까지 복합적으로 훈련시켜주는 전신 두뇌 자극이라 할 수 있다.

4. 부모의 역할: 작은 성공 경험 쌓게 하기

이 시기의 부모는 아이가 스스로 손가락을 사용해 ‘작은 성공’을 경험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무조건 잘 하게 하려는 욕심보다는, 손가락을 조작해 목표에 도달하는 재미를 충분히 느끼게 하는 것이 핵심이다. 예를 들어, 작은 과자를 바닥에 몇 개 흩어두고 아기가 직접 집어 먹게 해보는 놀이, 손가락으로 누르면 소리 나는 버튼 장난감, 천 조각을 당겨서 꺼내는 활동 등은 집게잡기와 손가락 분리 조절을 자연스럽게 유도할 수 있다. 또 하나 중요한 건, 아이가 한 손만 주로 사용하려는 경향이 있다면 양손을 번갈아 쓸 수 있도록 장난감 위치를 바꿔주는 등의 개입이 필요하다. 아울러 입에 작은 물건을 넣는 행동이 여전히 지속될 수 있으므로, 부모는 탐색의 기회를 열어주되 반드시 안전한 크기와 재질의 물체를 제공해야 한다. 아이가 작은 물건을 집어 올리고, 입에 가져가지 않고도 즐길 수 있도록 격려하며, 성취감을 자주 느끼게 해주는 피드백도 꼭 함께 해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