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손이 자발적 학습의 출발점이 되는 시기
생후 70~72개월, 만 6세에 가까워진 아이는 손을 통해 스스로 계획하고 실천하는 학습 습관을 형성하기 시작한다. 단순한 흥미 기반 활동을 넘어서, “내가 하고 싶은 걸 정해서 끝까지 해보는 것”이 손을 통해 가능해진다. 예: “내가 직접 지도를 그려볼래”, “동물 도감 만들어볼래”와 같은 자발적 시도는 모두 손의 실행력과 집중력을 바탕으로 한 자기주도학습의 시작이다. 손은 이제 ‘지시를 따르는 도구’에서 ‘자신의 의도를 실현하는 도구’로 전환되며, 아이는 손을 통해 사고의 흐름과 실행 과정, 결과에 대한 성찰을 모두 경험할 수 있게 된다.
2. 손을 통한 자료 정리, 기록, 요약의 기초 발달
이 시기 아이는 손을 사용해 배운 것을 정리하고 시각화하는 능력을 본격적으로 키운다. 예를 들어, 오늘의 날씨를 기록하거나 읽은 동화책의 내용을 그림과 함께 정리하거나, 시간표를 만들어 붙이는 활동 등은 손의 사용과 학습 구조화 능력을 함께 요구한다. 이러한 활동은 단지 손의 기능적 능력을 넘어서, 정리력, 요약력, 구조화된 사고력을 키워주는 중요한 발판이다. 손은 말보다 더 구체적으로 ‘정보를 표현하고 구성하는 도구’이기 때문에, 손기술이 뛰어난 아이일수록 자기주도 학습의 기본기도 단단하게 형성된다.
3. 손을 통해 목표를 설정하고 단계적으로 실천하는 사고력
아이들은 이 시기에 단순한 작업 수행을 넘어서, 스스로 목표를 정하고 그 목표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손으로 실현하는 능력을 보인다. 예를 들어, ‘자연관찰 일기’를 써보기로 한 아이는 하루에 하나씩 식물을 관찰하고, 그림을 그리고, 이름과 특징을 적는 활동을 며칠에 걸쳐 진행할 수 있다. 이처럼 손은 장기적인 목표를 계획하고, 일관되게 실행하며, 결과물을 정리하는 데 있어 계획-실행-정리의 도구로 역할을 한다. 또한, 손으로 만든 결과물을 보며 스스로 점검하고 개선점을 찾는 자기 반성 능력도 함께 발달한다.
이 시기의 아이에게는 단순 놀이보다는 목표와 결과가 분명한 프로젝트형 손활동이 적합하다. 예: 가족 여행 일지 만들기, 도감 제작, 계절 달력 꾸미기, 나만의 책 만들기 등. 부모는 이러한 활동을 돕기 위해 재료 제공과 시간 확보, 아이의 계획에 대한 존중이 필요하다. 또한 “어떤 순서로 만들 생각이야?”, “그림이랑 글 중엔 뭐가 더 먼저야?”와 같은 질문을 통해 아이의 사고를 도와주는 대화도 중요하다. 손을 통해 스스로 배움의 과정을 구성할 수 있는 이 시기의 경험은 초등 이후의 자기주도학습 기반 형성에 큰 자산이 된다.